성명문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방향에 대한 입장
교선국장
작성일25-08-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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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방향에 대한 입장
석유화학 산업 개편,
고용과 지역이 보호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8월 20일,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 개편안으로 과잉 설비 감축과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3개 석유화학 산업단지(여수, 울산, 서산) 대상 동시 추진, 기업의 충분한 자구 노력 및 타당성 있는 사업 재편 계획 마련, 정부의 종합 지원 패키지 마련이라는 3대 원칙을 확정 발표했다.
하지만 우리는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기업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이 개편안에 깊은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 산업 구조조정의 핵심은 '설비 감축'과 '통합'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져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심화시킬 것이다. 정부는 '고용 불안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맞춤형 고용 지원'이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과 같은 표현은 그저 선언적인 구호에 불과해 보인다. 당장 해고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미지수다. 과거 수많은 산업 구조조정 사례에서 보았듯, 기업들은 '효율성 증대'라는 명분 아래 가장 먼저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전가해 왔다. 이번 개편안 역시 기업의 자율적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력 감축이 가시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감당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산업 개편의 여파는 정규직보다 더 취약한 비정규직 노동자, 특히 사내하청 노동자에게 가장 먼저 미칠 수 있다. 이들은 고용 불안정성이 높고, 협력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산업 개편이 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은 직접 고용 및 간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를 더 두텁게 해야 한다. 또한, 석유화학 산업이 밀집된 여수, 울산, 서산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대한 대비책도 부족하다. 설비 감축과 공장 폐쇄는 해당 지역의 고용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나아가 관련 협력업체와 소상공인들까지 연쇄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 정부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은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 사전적으로 노동자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지역 경제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정부 정책에 포함되어야 한다.
정부는 산업 재편 과정에서 금융, 세제, R&D 등 다양한 기업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이 기업의 이윤 증대에만 사용되고, 정작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에는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원금 지급에 앞서 고용형태공시제도를 강화하여 '고용 보장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 기업에게만 지원을 제공하는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고용 변화에 대한 실태 조사와 상시적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나아가 산업 전환 기금이나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하여 불가피한 고용 이탈에 대한 보호를 두텁게 하는 제도도 추가로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산업 재편은 정부나 기업만의 힘으로 이뤄질 수 없다.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노동계와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과 함께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결국 산업 개편의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기업, 노동계, 지역사회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고를 최소화하고,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의로운 전환'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석유화학 산업 개편은 단순히 산업의 효율성만을 높이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노동과 고용의 미래를 함께 결정하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정부대책 발표 당일, 청와대 정책실장이 언론에 “기업이 이익을 사유화하고 손실을 사회화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던 것처럼, 이번 개편 과정에서 사회적 손실의 직접적 대상이자 보호의 대상은 노동자의 고용과 지역경제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화섬식품노조는 석유화학산업 노동자들의 고용 보호를 위해 정부와 사회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25년 8월 21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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