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에 민주노총 설립 > 보도자료/성명

아모레퍼시픽에 민주노총 설립

1. 화장품·생활·건강용품을 생산·판매하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에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생겼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지회장 김민환)는 9월 11일 노조 출범 선언문을 발표하고 공식 출범했다.

2. 아모레피시픽은 일반직(연구직  포함), 전임직, 전문직 3개 직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직원은 약 4700여명이다.

3.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조직개편 과정에서 기존 팀장들을 팀원으로 대거 강등시켜 퇴사하게 만들었으며, 올해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160여명이 넘는 직원들을 반강제적인 희망퇴직으로 내몰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노동조합(아모레퍼시픽노동조합)은 회사측의 이러한 부당한 인사조치에 조합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방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직원들의 분노와 실망을 자아냈다.

4. 기존 노동조합은 관례적으로 일반직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지 않아 대표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전체 직원의 요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회사와의 임단협 진행에 있어서도 전체 직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소수의 교섭위원들만이 협상에 참여하여 늘 실망스러운 협상 결과를 보여줬다.

5. 기존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상실했다고 판단됨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지회장 김민환)는 AP 구성원 전체를 대표하고,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해소하며 회사의 올바른 성장과 직원을 소중히 여기는 직장문화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이번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 노동조합 출범으로 일반사무직들과 연구소 연구원들도 노동조합에 대거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6. 화섬식품노조에는 파리바게뜨, 해태제과, 한국하겐다즈 등 식품업종 및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의 IT·게임업종 노동자들과 제약, 폐기물 등 다양한 업종의 노동자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동종업계인 LG생활건강사무지회도 작년에 합류하여 화장품 업계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 첨부 : 설립선언문

<첨부>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 노동조합 설립 선언문

AP 구성원의 행복한 직장생활과 고용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우리를 대변하고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사우 여러분께 새로운 노조 설립을 알립니다.

9월 5일은 회사의 78번째 창립 기념일이었습니다.

"장기 근속을 축하합니다." 라는 메시지는 회사의 진심일까요?

1년전 기존 팀장들을 어떤 예고도 없이 대거 강등시키고 퇴사로 이어지게 만든 사건을 여러분은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올해도 무슨 연례 행사처럼 회사는 또다시 RC (AP직원이 방판 판매원을 직접 리크루팅)라는 괴상한 직무를 만들어 160명이 넘는 인원이 퇴직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다음은 면세와 백화점, 연구소 혹은 어느 조직이 타겟이 될지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엄청난 영업이익이 나던 시절 구성원들과 이익을 나눌 땐 그렇게 인색하더니 시장이 어렵고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 경영진은 그대로 둔 채 힘 없는 우리에게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왜, 일반직은 회사의 불공정하고 부당한 인사조치를 그냥 받아 들여야만 하나요?

왜, 기존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조차 보호하지 않고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방관하고 있나요?

왜, 헌신해 왔던 직원들이 수치스러움을 견딜 수 없어 퇴사를 선택하게 만드나요?

눈물을 머금고 회사를 떠난 선배들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당장 5년 후, 어쩌면 1년 후 여러분들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당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고용 문제 뿐만이 아닙니다.

야근에 대한 초과근무인정을 쉽게 올릴 수 없고,

직장내 괴롭힘을 당해도 어디에 얘기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리에겐 지금보다 더 좋은 근무 환경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를 대변하고 보호하는 강력한 노조가 필요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똘똘 뭉쳐야 할 바로 그때입니다.

아모레퍼시픽 사우 여러분,

회사를 위해 헌신했던 우리의 노고를 배신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회사와 함께 꿈을 키우며, 성장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우리의 자긍심에 상처를 내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내는 우리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게 하겠습니다.

더 이상 부당함을 합당함으로 포장하지 않게 하겠습니다.

희망은 아무리 작아도 단단하다고 합니다.

'한 알의 모래'는 힘이 없지만,

'수많은 모래가 함께하는 모래바람'은 힘이 셉니다.

사우 여러분이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참여가 후회되지 않도록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분명히 하는 강한 노동조합을 만들어 여러분과 함께 강력히 투쟁하겠습니다.

진심이 담긴 장기근속 축하를 받고, 아모레퍼시픽에 근무함을 가족과 지인에게 자랑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아모레퍼시픽 일반사무판매 노동조합 설립을 선포합니다.

2023년 9월 11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