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문 문체부 ‘주52시간제 유연화’에 대한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입장
교선국장
작성일26-05-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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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주52시간제 유연화’에 대한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입장]
문체부 게임분과
‘주 52시간제 유연화’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
"크런치모드 확장이자 2급 발암물질 야근 길 터주는 정책…
대통령 주 4.5일제 공약과도 정면 배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IT위원회(위원장 오세윤)는 지난 4월 30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가 발표한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게임분과 제2차 회의’ 결과에 대해 깊은 우려와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
문체부는 이날 회의에서 게임 분야 주 52시간제 유연화의 일환으로,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령」상 재량근로제 적용 대상인 프로그래머 외에 기획·그래픽 등 다양한 직무 종사자에게도 재량근로제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고용노동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한때 ‘과로사 산업’이라는 오명을 썼던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장시간 집중 노동) 관행을 다시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위험한 시도다.
크런치모드의 부활은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정책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Group 2A)’로 분류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는 출시 일정에 맞춰 수개월간 야근·철야·주말근무가 일상화되는 형태로, 2016~2017년 넷마블 노동자 연쇄 사망 사건을 비롯해 다수의 산업재해와 사망 사고를 낳았던 한국 IT·게임산업의 어두운 역사 그 자체다.
재량근로제는 본래 ‘업무 수행 방법을 노동자의 재량에 맡길 필요가 있는 업무’에 한정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제도다. 그러나 게임 개발 현장에서 기획·그래픽 직군은 프로젝트 일정과 경영진의 지시에 강하게 종속되어 있어, 재량근로제가 적용될 경우 사실상 ‘무제한 노동’의 합법화 통로로 악용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래머에 대한 재량근로제 적용 역시 그동안 ‘공짜 야근’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왔다는 현장의 고발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주 4.5일제’ 공약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시간 단축을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하며 ‘주 4.5일제 단계적 도입’을 공약한 바 있다. 경기도는 이미 주 4.5일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회 전반에서 노동시간 단축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체부가 ‘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노동시간을 사실상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동일 정부 내에서 노동정책의 방향성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자가당착이다.
‘케이-게임 재도약’은 노동자를 갈아 넣어 달성하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 수출액의 60% 이상을 책임지는 게임산업이라면, 그 성과를 만들어낸 노동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우선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마땅하다.
AI 시대, 필요한 것은 ‘더 긴 노동’이 아니라 ‘더 나은 노동’이다
오세윤 IT위원장은 지난 3월 26일 ‘2026년 공동요구안 중간보고회’에서 "AI 툴이 할 수 있는 일과 사람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하고, IT 노동자는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무시간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IT·게임업계는 AI 기술 도입을 명분으로 신규 채용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으며, 채용이 이뤄지더라도 40대 이상 경력직에 편중되어 있다. 시니어로 성장할 사다리가 끊긴 채 청년들의 산업 진입 통로가 막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노동자에게 더 긴 노동시간을 강요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주 4.5일제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그 여력으로 신규·주니어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AI 시대에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길이다.
‘현장 전문가 소통’이라면서 현장 노동자는 왜 배제되었나
문체부는 이번 회의를 두고 "현장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러나 게임분과 위원 8인의 명단에는 사업주 단체, 협회장, 학계 인사만 포함되어 있을 뿐 실제 게임을 만드는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 인사는 단 한 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사용자 측의 의견만 일방적으로 수렴해 ‘업계 숙원 과제’로 포장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현장 소통이라 할 수 없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문체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재량근로제 대상 직군 확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둘째, 게임 분야 주 52시간제 유연화 논의에 IT·게임 노동조합을 동등한 주체로 참여시켜라.
셋째,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기조에 부합하는 주 4.5일제 도입 방안을 게임산업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라.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2018년 네이버지회를 시작으로 넥슨·카카오·넷마블·스마일게이트·엔씨소프트·웹젠 등 주요 IT·게임 기업의 노동자들과 함께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활동해 왔다. 우리는 ‘노동자를 갈아 넣는 산업정책’이 아니라 ‘노동자가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산업정책’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여 싸워나갈 것이다.
2026년 5월 28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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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007.png (91.9K) 3회 다운로드 | DATE : 2026-05-28 14:1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