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67일차 고공농성 돌입한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노예의 삶을 더 이상 거부합니다" > 주요소식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가 8일 오전 10시 30분 비를라카본코리아 여수공장 정문 앞에서 고공농성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화섬식품노조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고공농성에 돌입한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여수 시민들과 전 국민에게 도움을 구했다. 시민사회는 여수 국회의원들과 여수시, 여수시의회가 나서주기를 요청했다.

오늘(8일) 새벽 4시 30분경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오늘은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총파업 67일차다.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은 3월 3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회는 8일 오전 10시 30분 여수국가산업단지 비를라카본코리아 정문 앞에서 고공농성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병범 조합원이 고공농성에 들어간 최강주 지회장을 대신해 호소문을 낭독했다.

최 지회장은 총파업 승리를 위해 고공농성에 들어가며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노예의 삶을 더 이상 거부합니다”라고 선언했다.

최 지회장은 “10년차 일당이 7만원, 한달 초과근무 100시간. 법도 상식도 무너져버린 현장을 바로 세우고자 나선 길 (총파업)”이라 했다. 이어 “‘사내하청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되새깁니다”라며 “우리들은 ‘뭉치면 주인되고 흩어지면 노예된다’는 진리를 확인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는 8일 오전 10시 30분 비를라카본코리아 여수공장 정문 앞에서 고공농성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화섬식품노조

김성호 화섬식품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가장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곳에서 일하면서도 원청 임금의 3분의 1만 받다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요? 누군가의 소중한 딸 아들로 태어나 100시간이 넘는 시간 외 노동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 저임금을 받으며 지금까지 살아왔던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말하고 요구하는 것들이 진정 무리한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어 “저 높은 곳에 올라 목숨 건 투쟁을 하고 있는 간절한 노동자들을 국민 여러분께서 살펴주시고, 도와주십시오”라고 요청한 뒤,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이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최 지회장도 “국민 여러분, 이대로 살 수는 없습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는 “노동자들의 연대는 자본의 비열함을 이겨낼 것”이라며 함께 해달라 도움을 구했다.

임현미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국장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 아이들에게는 선물을, 부모님들께서는 용돈을 드려야 하는데 두 번째 월급을 받지 못하는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빈손이었을 것”이라며 여수 국회의원들(주철현 의원과, 김회재 의원)에게 “혹시라도 아직 모르신다면 지금이라도 이 파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수시(시장 정기명)와 여수시의회(의장 김영규)에도 “여수시민이 외국자본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모든 행정조치를 취하여서 안팎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