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커케미칼 진천공장 앞 민주노총 충북본부 결의대회 "바커케미칼 노조파괴 박살내자!"
교육부장
작성일24-08-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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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바커케미칼, 부당노동행위·대체근로·용역 투입 및 감시 등 불법 자행"
노동부와 경찰에도 역할 요구... 연대로 파업투쟁 승리 결의
충북지역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모여 바커케미칼의 불법행위를 규탄하고 바커케미칼지회의 파업투쟁 승리를 결의했다.
22일 오전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바커케미칼코리아 진천공장 앞에서 '바커케미칼 파업투쟁 승리! 노조파괴 분쇄! 민주노총 충북본부 결의대회'가 열렸다.
바커케미칼은 글로벌 화학기업이다. 한국에는 판교와 안양에 기술연구소를 두고 있고, 울산공장과 충북 진천공장에서 실리콘, 폴리머, 반도체 웨이퍼, 폴리실리콘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지난해 진천공장과 울산공장의 노동자들이 화섬식품노조 소속 지회를 설립했다. 이들은 설립 후 30일 간 파업투쟁을 벌여 임금과 노조활동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합의했다. 임금체계 개편과 비정규직 외주화 문제, 임금성 단체협약 내용은 다음해인 올해 교섭에서 논의하기로 약속했지만, 올해 교섭에서도 양측의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지회는 절차를 거쳐 이달 1일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회사는 노동조합이 교섭대상이 아닌 것을 요구하며 불법파업을 한다며 이틀 만에 울산공장과 진천공장에 불법 용역경비를 투입해 조합원들의 현장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화섬식품노조에 따르면 용역경비들은 조합원을 불법 감시하고 도촬했으며, 출입 통제에 항의하는 지회장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근무 형태의 일방적 변경, 부분파업 참여자에 대한 근무 배제, 해고 위협, 손해배상 가압류 협박 등 다양한 형태의 부당노동행위가 진행되고 있어, 노조가 노동부에 고소·고발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대를 통해 회사를 더욱 압박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의대회가 열렸다.
김민우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사측이 아무리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용역경비를 배치한다고 영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불필요한 재원을 날리지 말고 공장의 정상화를 위해 당장 교섭에 나오라"고 촉구했다. 이어 "사측이 불법행위를 일삼는 동안 노동부는 어디에 있느냐"며 "충북지역만 보더라도 과거 노조 파괴를 시도한 수많은 기업들의 노사관계는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노동부는 더 이상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고 역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교섭이 잘 안 되는 것이 불법인가. 누가 보더라도 저들이 폭력을 쓰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들이 불법인데, 교섭의 내용을 불법이라 규정하고 교섭에 안 나오면서 노사관계를 힘으로 한 번 눌러보겠다고 나서는 회사가 참 가소롭다는 생각도 든다"며 "이렇게 막무가내로 무자비하게 노동조합을 끝까지 탄압하고 깨겠다고 한다면 회사 스스로가 노동조합이 포기할 수 없는 싸움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인더스트리올(국제통합제조산별노련)을 통해 유럽의 바커 노동조합에 이 상황을 알리는 공문도 보냈다"며 "국제연대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이 상황을 알려내면서 이 투쟁 끝까지 승리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기형 전농 충북도연맹 의장은 "이 땅의 노동자, 농민들은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희생돼왔다. 농산물은 물가를 잡기 위한 희생양으로, 노동자들의 저임금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취급받아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제 우리 노동자, 농민들이 하나로 단결하고 투쟁함으로써 제 권리를 하나하나 찾아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김국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자본이 용역경비를 앞세워 자행했던 불법들이 얼마나 잔인하고 노동자의 삶을 어떻게 짓밟았는지 우리는 지난 투쟁을 통해 경험했다"며 고용노동부와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어 "유성영동지회가 결국 용역경비를 몰아내고 자본을 무릎 꿇렸던 것처럼 바커케미칼 투쟁을 지역이 함께할 수 있도록 금속노조는 그 역할과 책임을 반드시 다하겠다"고 전했다.
강창수 전교조 충북지부장은 "용역경비 50명한테 하루에 20만 원의 돈이 지불된다고 한다. 10일이면 1억이다. 사측이 수정된 단협안을 만들 수 있는 금액이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또한 "교사들에게는 파업권이 없다. 그런데 파업권이 있는 우리 동지들조차도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팍팍하고 어렵고 사람답지 않은 것 같다"고 탄식하며 "파업 방해와 같은 노동자에 대한 보복은 노사관계에 대한 도전이다. 자본가는 그 도전에 대한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우리 함께 당당히 뭉쳐서 싸우고, 승리하자"고 외쳤다.
이건우 화섬식품노조 바커케미칼진천지회장은 "사측은 임금인상률 4퍼센트만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우리는 임금도 임금이지만 임금 때문에 파업을 하고 있지 않다. 사측은 불성실 교섭, 부당노동행위, 현장노동자 안전문제, 노조탄압, 노조파괴 등 아주 구시대적인 방식으로 지회를 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지회장은 "믿어주는 조합원이 있어야 집행부와 지회장이 있고, 지회장과 집행부 또한 조합원을 믿고 의지해서 하나의 목소리로 끝까지 투쟁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바커케미칼진천지회 올해도 꼭 승리하라고 많은 분들이 연대와주셨으니 이 힘 받아서 올해도 승리했으면 좋겠다"며 소리 높여 투쟁을 외쳤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바커케미칼지회가 속한 화섬식품노조를 비롯해 금속노조, 공무원노조,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전교조, 사무금융노조, 건설노조, 택배노조 등 다양한 단위의 조합원들이 다수 참석해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일부 지회들은 바커케미칼지회에 투쟁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바커케미칼의 온갖 불법행위(노조파괴, 용역경비, 폭력만행, 도촬, 미행, 채증, 대체인력 투입, 부당노동행위, 교섭해태, 허위사실 유포, 징계·해고 위협, 노조탄압)가 적힌 판넬에 물풍선을 던져 터뜨리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이어 용역경비들이 지키고 서 있는 공장 정문 앞으로 이동해 현수막 조각을 바리케이드에 묶는 것으로 결의를 표한 뒤 파업가를 함께 불렀다.
이후 참가자들은 "바커케미칼 불법 용역경비는 물러가라", "바커케미칼은 회사갑질 중단하고 기본노동권 보장하라", "바커케미칼은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바커케미칼 공장이 위치한 산수산업단지 일대를 행진했다.
행진을 마치고 이영섭 화섬식품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우리의 투쟁은 정당하고, 정당한 것은 결국은 승리한다. 저들이 자기들의 오류를 깨닫고 노동조합의 의지를 받아들일 때까지 멈추지도 또 후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오늘 본 것처럼 결코 동지들은 혼자가 아니다. 내 뒤에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이 있다는 것을 믿고 절대 흔들리지 말고 이 투쟁 승리하는 그날까지 힘차게 전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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