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기행2026➀] “의무 교육과정에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 현실에 깊은 아쉬움 느꼈다”
교선국장
작성일26-04-1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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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 2박 3일 ‘2026년 제주항쟁 기행’
제주4·3은 1947년 3월 1일 경찰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경찰·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독선거·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한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 이후, 1954년 9월 21일까지 군경의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 2만 5천~3만 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민주노총은 매년 ‘제주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은 매년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제주4·3항쟁 당시 학살과 참상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기행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기행에 참여한 조합원과 가족의 소감문을 취득해, 2023년과 2024년에 이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는 2박 3일간 제주4.3 평화기념관, 다랑쉬굴, 백조일손지지, 무등이왓, 진아영 할머니 삶터 등을 거치는 기행을 진행했다. 사진=화섬식품노조김미소 씨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지회 조합원이다. 지회가 속한 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는 지난 3월 26일부터 28일 일정으로 ‘2026년 제주항쟁 기행’을 진행했다.
김 씨는 “제주는 그동안 그저 아름다운 섬이었다. 하지만 기행을 통해 마주한 제주는 '깊은 슬픔을 간직한 섬'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4·3평화기념관에서는 “막연하게 알고 있던 역사가 구체적인 현실이 되어 가슴을 파고들었다”고 소회했다. 또 “무등이왓에서 '빼앗긴 마을'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동지들과 함께 나눈 침묵은, 지리적 고립 속에서 제주가 감내해야 했던 비극의 깊이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의무 교육과정에서 이러한 진실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깊은 아쉬움을 느꼈다”고도 밝혔다.
기행 내내 “나라면 그 상황에 어떻게 했을까?”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봤다는 김 씨는 “4·3항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느끼는가”란 질문을 받았다면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비극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연대하는 모든 행동은 4·3의 정신을 계승하는 '현재적 실천'”이라고 답했다.
무등이왓 학살터 일대에서 해설사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화섬식품노조김미소 씨는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잊지 않고, 끝까지 기억하며, 결코 침묵하지 않는 것”이라며 “'침묵하지 않는 노동조합'의 일원이 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제주4.3을 그린 ‘내 이름은’이라는 영화가 15일 개봉했다. 김 씨는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가장 뜨거운 현재의 질문”이기 때문에,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스크린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종충남지부가 진행하는 영화 관람 및 후기 이벤트에도 참여할 뜻을 전했다.
지부는 2박 3일간 제주4.3 평화기념관, 다랑쉬굴, 백조일손지지, 무등이왓, 진아영 할머니 삶터 등을 거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화섬식품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는 민주노총 소속으로 석유화학, 섬유, 식품업을 비롯해 의약품, 폐기물 처리, 가스, ICT(정보통신기술), 게임, 광물, 문화예술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수만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는 2박 3일간 제주4.3 평화기념관, 다랑쉬굴, 백조일손지지, 무등이왓, 진아영 할머니 삶터 등을 거치는 기행을 진행했다. 사진=화섬식품노조아래는 김미소 씨의 기행문 전문이다.
그동안 저에게 제주는 그저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행을 통해 마주한 제주는 '깊은 슬픔을 간직한 섬'으로 다가왔습니다. 4·3 평화관의 기록과 전시를 직접 마주했을 때,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역사는 구체적인 현실이 되어 가슴을 파고들었습니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던 다랑쉬오름은 이제 단순한 자연이 아닌 아픈 기억을 품은 통곡의 공간으로 느껴집니다. 특히 무등이왓에서 '빼앗긴 마을'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동지들과 함께 나눈 침묵은, 지리적 고립 속에서 제주가 감내해야 했던 비극의 깊이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기행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과연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아들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을 시키던 아버지의 마음.
총소리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달려야 했던 아들의 절박함.
눈앞에서 가족을 잃고 70년이 넘는 모진 세월을 견뎌온 생존자분들의 절망.
직접 겪지 않고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분들이 지켜온 시간에 대해 깊은 존경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우리 의무 교육과정에서 이러한 진실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깊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번 활동 중 "4·3항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제 저는 분명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4·3항쟁의 정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비극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연대하는 모든 행동은 4·3의 정신을 계승하는 '현재적 실천'입니다. 전국 노동자대회 현장에서 뜨겁게 느꼈던 동지들의 연대 의식은 함께한다는 것의 위대한 힘을 다시금 체감하게 해주었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잊지 않고, 끝까지 기억하며, 결코 침묵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기행을 통해 '침묵하지 않는 노동조합'의 일원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곧 개봉할 영화 <내 이름은>을 관람할 때, 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스크린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제주 4·3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가장 뜨거운 현재의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기행 참가자들은 민주노총이 주최한 '4·3민중항쟁 78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참가했다. 사진=화섬식품노조
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는 영화 '내 이름은' 관람 및 후기 공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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