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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평화기행2026②] "제주를 좀 그냥 내버려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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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선국장

작성일

26-04-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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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지회 조합원의 제주4.3 평화기행기

제주4·3은 1947년 3월 1일 경찰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경찰·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독선거·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한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 이후, 1954년 9월 21일까지 군경의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 2만 5천~3만 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민주노총은 매년 ‘제주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은 매년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제주4·3항쟁 당시 학살과 참상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기행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기행에 참여한 조합원과 가족의 소감문을 취득해, 2023년과 2024년에 이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제주4·3 평화기념관에서 해설사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기행 참가자들. 사진=화섬식품노조제주4·3 평화기념관에서 해설사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기행 참가자들. 사진=화섬식품노조

박진우 씨는 아름다운가게 부산사상점 매니저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2019년 아름다운가게에 노동조합(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아름다운가게지회)이 생기자마자 가입했고, 지금은 지역 대의원직을 맡고 있다.

지회가 속한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는 지난 3월 27일과 28일 일정으로 ‘2026년 제주4·3 평화기행’을 진행했다. 지부는 제주4·3 평화기념관을 비롯한 제주4·3 평화공원(위패봉안관, 행불인묘역, 각명비)과 북촌4.3길(해동포구, 서우봉 진지동굴, 너븐숭이 기념관, 순이삼촌 문학비, 애기무덤 등), 선흘리 주민들이 토벌대를 피해 숨어 지낸 묵시물굴 등을 기행하고, 28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4•3 평화기념관을 돌며 아픈 역사를 듣고 난 박 씨는 제주4.3을 “제주도를 붉은 섬으로 규정했던 미군정이나, 그 미군정에 굴종하며 협조하던 이승만 정권이 대리하여 저지른 참혹한 학살”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제주도민들을 두고 “조선시대에는 귤과 말 등을 조정에 올려보낸다고 고생하고, 일제시대에는 일본군 수만명을 먹이고 또 강제동원되어 노역하느라 죽을 노릇이었다. 드디어 해방인가 했으나 일장기가 내려가고 성조기(미국기)가 올랐을 뿐이다. 지금도 제주 제2공항과 강정해군기지로 고통받고 있다”며 “언제쯤 제주를 평화롭게 내버려둘텐가”라고 일갈했다. 또 “평화의 섬이라는 제주가 국제갈등 사이에서는 곧 타격의 타게트(목표)가 되고 마는 것”이라 지적했다.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는 지난 3월 27일과 28일 일정으로 ‘2026년 제주4·3 평화기행’을 진행했다. 제주4·3 평화공원 내 위패봉안실 앞에서. 이곳에는 4·3 당시 희생된 희생자의 신위 15,126위가 봉안되어 있다. 사진=화섬식품노조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는 지난 3월 27일과 28일 일정으로 ‘2026년 제주4·3 평화기행’을 진행했다. 제주4·3 평화공원 내 위패봉안실 앞에서. 이곳에는 4·3 당시 희생된 희생자의 신위 15,126위가 봉안되어 있다. 사진=화섬식품노조

박 씨는 서북청년단과 군경 등 토벌대의 학살을 지적하면서도, 그들의 희생도 존재할 것이라며 “국가의 폭력은 그래서 더욱 원통하고 억울한 것이다. 제발 우리를 좀 보호해라”라고 강조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순환하는 세상', '모두가 행복한 세상', '함께하는 세상'을 꿈꾸며 ''모두가 함께하는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아름다운가게 노사는 2024년 노조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기부행사를 협업하기도 했다.

화섬식품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는 민주노총 소속으로 석유화학, 섬유, 식품업을 비롯해 의약품, 폐기물 처리, 가스, ICT(정보통신기술), 게임, 광물, 문화예술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수만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아름다운가게지회는 2019년 11월 출범했다. 노조에는 푸른두레생협지회라는 또다른 사회적경제 영역 노조도 존재한다.

박진우 씨가 제주4.3 평화기행을 다녀온 다음날 아름다운가게 부산사상점에서 판매용 셔츠 단추를 꿰매고 있다.박진우 씨가 제주4.3 평화기행을 다녀온 다음날 아름다운가게 부산사상점에서 판매용 셔츠 단추를 꿰매고 있다.

아래는 박진우 씨의 기행문 전문이다.

제주를 좀 그냥 내버려둬라

제주에 며칠 오게 된 일정의 중심에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의 4•3 평화기행이 있었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노동조합도 그쪽 소속이라 신청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신청자가 적었다. 민우 지회장과 나 단둘인데, 엘지생활건강 노조에서는 22명이나 참석하여 놀라웠다. 하기사 그 회사는 조합원이 1200명이라고 하니... 네이버, 카카오, 엔씨 등 익숙한 이름의 회사에서도 많이들 오셨다. 이래저래 부럽다. 언젠가는 우리도 버스 한 대 채울 날이 오려나. 어쨌거나 전국에서 모여든 민주노총 조합원 120여명이 버스 3대에 나눠타고 다크투어에 나섰다.

김남훈 이사님의 해설과 함께였는데, 구수한데 해박하고 또 열정적인데 유머러스했다. 함께해서 좋았다. 4•3평화기념관을 돌며 아픈 역사를 듣는다. 당시 도민이 27만여명 쯤이었는데, 확인된 희생자만 2만5천~3만여명이다. 제주도를 붉은 섬으로 규정했던 미군정이나, 그 미군정에 굴종하며 협조하던 이승만 정권이 대리하여 저지른 참혹한 학살이다. 제주도민들은 대대손손 억압과 굴레 속에서 힘들게 산다. 조선시대에는 귤과 말 등을 조정에 올려보낸다고 고생하고, 일제시대에는 일본군 수만명을 먹이고 또 강제동원되어 노역하느라 죽을 노릇이었다. 드디어 해방인가 했으나 일장기가 내려가고 성조기가 올랐을 뿐이다. 지금도 제주 제2공항과 강정해군기지로 고통받고 있다. 언제쯤 제주를 평화롭게 내버려둘텐가?

도대체 미국은 어쩌자고 지구촌 곳곳에서 살육을 일삼는 것인가? 그것이 그들이 주구장창 믿는 예수님의 가르침인가? 미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일본군이 죽인 사람들은 또 얼마나 될 것이며, 선진국입네 하는 나라들이 저지른 살육의 죄과에 가책이라도 느끼고 있는가? 오키나와를 침략해 일본의 전쟁기지로 만들고는 결국 미군의 폭격으로 1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체 피해규모를 합치면 20만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제주도 제2공항도 공군기지화되고, 강정마을은 이미 해군기지가 되어 버렸다. 평화의 섬이라는 제주가 국제갈등 사이에서는 곧 타격의 타게트가 되고 마는 것이다.

사람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는 전쟁을 통해 알 수 있다. 내 목숨이 위협받을 때 다른 이의 목숨은 쉽게 짓밟아진다. 모든 싸움은 상대방이 죽거나 굴복할 때까지 계속된다. 아니, 제주에서는 산속에 숨어있던 사람들에게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내려오라 해놓고, 죽이고 감옥에 가두기를 일삼았다. 서북청년단과 군경이 저지른 학살의 잔인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서북청년단과 군경, 그리고 그 가족인들 희생자가 없으랴. 결국 그이들의 후손들이 제주에 어울려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는데, 그 원은 누가 풀어주고 해결하는가 말이다. 국가의 폭력은 그래서 더욱 원통하고 억울한 것이다. 제발 우리를 좀 보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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