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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 "5월 성수기 토요일에 쉬는 건 41년만 처음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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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선국장

작성일

26-05-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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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저지! 정의로운 산업전환!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
전 조합원 참가 조직을 이끌어낸 권승미 신미씨앤에프지회장 인터뷰

산업 전환과 산업 재편이 이뤄지는 현실에서 고용위기가 닥치거나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 위기가 하나의 산업이나 업종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화섬식품노조는 5월 16일 여수시청 앞에서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저지! 정의로운 산업전환!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조직하기 위해 현장을 부지런히 누비고 있는 대표자들을 찾아가 본다. 그 첫 번째로 전 조합원 참가를 결의한 신미씨앤에프지회의 권승미 지회장을 만났다.

권 지회장은 회사와 조합원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전 조합원 참가를 결정하고 독려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면서도, 짧은 설명만으로도 조직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짧은 설명만으로 가능했던 이유로, 일상 노조활동이 바탕이 됐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모든) 지회가 산업전환의 흐름 속에서도 조합원이 배제되지 않도록 함께 길을 함께 만들어가자. 또한 그 과정에서 그 누구도 일터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끝까지 조합원들과 같이 노력하자"고 했다.

신미씨앤에프지회 사무실에서 권승미 지회장. 사진=화섬식품노조신미씨앤에프지회 사무실에서 권승미 지회장. 사진=화섬식품노조

"'소풍 성수기'에 하루 공장 멈춘다는 건 큰 결단"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 전 조합원 참가 결의를 하셨다.

“전 조합원 참가를 결정하고 독려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우리는 유부를 생산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3월부터 5월까지가 소풍철이라 성수기다. 노동조합이 없던 시절에는 한 달 내내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했고, 지금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5월에 하루 공장을 멈춘다는 것은 큰 결단이자 모험이었다. 두 달 전에 회사에 5월 16일 날은 무조건 간다고 통보하고 생산 관리팀에서도 알겠다고 답변 받고 물량을 조절했다. 회사가 생긴 이후로 올해 5월이면 41년째인데, 5월 성수기 토요일날 쉰 거는 아마 처음일 거다. 우리 동지들이 위기에 처해 있고, 중앙에서 결정한 화섬노동자 결의대회였기 때문에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 조합원들이 참가하기로 한 결정적 계기가 있나?

“조합원들에게는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우리 동지들이 힘들다. 노조에서 결의대회를 결정했다. 우리는 전 조합원이 함께 가자’ 이 한마디를 전했다. 그리고 참여가 어려운 조합원을 파악해달라고 했을 때, 산재로 쉬고 있는 동지와 폐소공포증으로 버스를 타지 못하는 두 명을 제외하고 전원 참석하겠다는 답을 들었다”

- 그래도 말 한마디에 움직일 수가 있나?

“사실 조합원 입장에서는 다른 사업장 구조조정 이야기는 그렇게 관심이 없다. 우리랑은 일단 먼 얘기고 더군다나 석유화학 사업장이 많은 서산에 있으면 조금 느끼겠지만, 식품회사인 우리 조합원 입장에서는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느꼈을 것이다. 뉴스에서나 보던 소식인 셈이다. 왜 우리도 내 일 아니면 관심 안 갖지 않나?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회사 로고가 박힌 차량을 배경으로 선 권승미 화섬식품노조 신미씨앤에프지회장. 사진=화섬식품노조회사 로고가 박힌 차량을 배경으로 선 권승미 화섬식품노조 신미씨앤에프지회장. 사진=화섬식품노조

"정보를 조합원 단톡방에 계속 뿌려주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 어떻게 조합원들에게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일'로 인식시켰나?

“조합 중앙에서 나오는 소식지라든가 이런 부분을 조합원 단톡방에 계속 뿌려주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그리고 신미씨앤에프도 지회를 만들기 전에는 직원 절반이 불법 파견이었다. 얼마나 불안할지 설명하지 알아도 안다. 계약연장 될 수 있을까 걱정하고... 비정규직들이 겪는 불안감이나 위기감이 진짜 심각하다. 그런 부분에서 공감한 조합원들이 움직여준 것 같다”

- “산업전환 대응”과 “고용 안정” 측면에서 지회도 고민이 있는지?

“신미씨앤에프 역시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품목이 다변화되면서, 조합원들의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특성상 가격 경쟁력에서는 밀리고 있기 때문에, 일은 더 힘들어지는 반면 매출은 감소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 지회에게 산업전환 대응과 고용 안정은 단순한 정책적 구호가 아니라, 조합원의 삶과 직결된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고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5.16 결의대회를 준비하며 조합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뭔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재밌겠다는 이야기가 많다. 다 함께 여수로 간다는 것 자체에 큰 기대와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지회 만들어지기 전까지 마스크 쓰고, 위생복 입고, 서로 얼굴도 몰랐던 우리가, ‘아줌마’ 소리 들으면 위축돼 움직이지도 못했던 우리가, 지회 단체 활동하면서 같이 동호회도 하고 서울 집회도 가면 ‘이런 것도 우리가 하네’ 뭐 그런 분위기들이 있다. 자신감을 찾은 것이다. 집회 때 구호 외치면서 감정들도 다 쏟아내고, 버스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여수도 재밌게 즐겁게 가자 이런 기대들이 제일 많다”

2026년 1월 5일 신미씨앤에프 공장 앞에서 화섬식품노조 신미씨앤에프지회가 '2026년 임단투 전진대회'를 진행했다. 사진=화섬식품노조2026년 1월 5일 신미씨앤에프 공장 앞에서 화섬식품노조 신미씨앤에프지회가 '2026년 임단투 전진대회'를 진행했다. 사진=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침마다 투쟁가 틀어놓고 체조를 시작했다"

- 올해 초 공장 정문에서 개최한 임단협 전진대회 때도 조합원들 표정이 엄청 밝더라.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몸짓할 때도 깜짝 놀랐다.

“신미씨앤에프지회가 임단협 전진대회 한다니까 지회가 참 많이 성장했다고 조합원들이 말한다. 더불어서 우리 개인들도 지회를 하면서 성장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다. 회사가 우리 때문에 긴장하고 있구나. 그 어깨에 뽕 들어간 거 약간 좀 그런 부분이 있다.(웃음) 전진대회 하고 나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침마다 투쟁가를 틀어놓고 저기 사무실 복도에서 체조를 한다. 지회 만들기 전에는 정말 부당해도 사무실은 못 갔다. 관리직들이 ‘사무실은 너희들이 오는 곳이 아니야’ 진짜 이걸 대놓고 현장 사람들한테 말했었다. 근데 이제는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청소 아줌마들도 우리 체조할 때 뒤에 쭉 서서 같이 한다. 끝나면 같이 '투쟁!'이라고 외친다. 단지 어떤 힘의 과시가 아니라 우리가 모일 때 비로소 우리도, 다른 사람들도 힘을 얻는다. 결의대회도 마찬가지로 힘주러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 항상 집회 참여도가 높은데?

“마음이다. 집회나 모든 활동에서 조합원들 데리고 나와서 노조에서 나오는 지침에 잘 따라주는 걸 보여줘야, 지회로 돌아가서도 지회 지침을 조합원들이 잘 따른다고 생각한다. 조합원들을 안 데리고 나가는 게 조합원을 아껴주는 게 아니다. 조합원들이 ‘아 집회가 이런 것이구나’ 같이 느껴야지 잘 싸우지, 집에 꽁꽁 모셔놨는데 그 조합원들이 어떻게 임단협 투쟁이든 지회 투쟁이든 잘 싸울 수 있겠나? 집회에서 많은 동지들을 보고 힘주고 힘 받고 하는 맛에 하는거다”

- 5월16일 함께 여수로 모일 전국의 동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5월16일 여수에서 만나요. 신미씨앤에프지회 전 조합원이 여수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신미 조합원들은 동지들이 함께 만들어낸 노동조합의 울타리 안에서 얼마나 힘차고 즐겁게 투쟁하며 활동하고 있는지, 직접 오셔서 느끼고 그 에너지를 가득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석유화학 산업 뿐만 아니라 각 지회가 산업전환의 흐름 속에서도 조합원이 배제되지 않도록 함께 길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또한 그 과정에서 그 누구도 일터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끝까지 조합원들과 같이 노력합시다”

화섬식품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는 민주노총 소속으로 석유화학, 섬유, 식품업을 비롯해 의약품, 폐기물 처리, 가스, ICT(정보통신기술), 게임, 광물, 문화예술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수만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신미씨앤에프는 콩으로 식료품을 만드는 식품회사다. 유부, 두부, 낫또 등 자체 브랜드도 있으나 CJ, 한성, 이마트(노브랜드), 풀무원 등에 제품을 공급하기도 한다.

지회는 2019년 12월 설립됐다.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연달아 상여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려 해서 만들게 됐다. 결국 상여금을 지켜냈다. 상여금이 계기가 됐지만, 사실 그 전부터 불합리한 일들은 많았다. 신미씨앤에프지회의 설립 배경 등에 대해서는 아래 영상과 인터뷰 기사(“조합원 모두 힘 있는 노동자… 신미지회의 목표예요”)를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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