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솔선수범과 투쟁 품앗이가 조직력의 비결” 전북지부가 여수로 향하는 이유
kctfu0372
작성일26-05-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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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저지! 정의로운 산업전환!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
지부 전 조합원 20% 참가 결의한 오영순 전북지부장 인터뷰
산업 전환과 산업 재편이 이뤄지는 현실에서 고용위기가 닥치거나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 위기가 하나의 산업이나 업종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화섬식품노조는 5월 16일 여수시청 앞에서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저지! 정의로운 산업전환!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조직하기 위해 현장을 부지런히 누비고 있는 대표자들을 찾아가 본다. 두 번째로 만난 이는 오영순 화섬식품노조 전북지부장이다.
오 지부장은 지부 임원을 비롯한 선배들이 “먼저 실천하고 솔선수범”하는 기풍, “어려울 때 지부와 옆 지회의 연대와 투쟁으로 해결해”내는 기풍이 전북지부 조직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본은 우리에게 한 번도 꽁으로 준 적은 없다”면서 “우리 삶의 조건을 지키기 위해 5만 조합원이 함께 뭉치고 함께 외치고 함께 지켜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화섬식품노조 전북지부 사무실에서 오영순 전북지부장. 사진=화섬식품노조“집회 참여 자체가 조직 강화 사업이 되니 지회장들 너무 좋아해”
- 전 조합원 20% 참가를 결의하셨는데?
“결의대회가 열리는 여수에서 전북이 비교적 가깝기도 하고 전북지부 제8기 임원으로 당선되고 첫 번째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이기도 한 만큼 힘 있게 집행하고 싶었다. 현재 지부 조합원 수 대비 18% 정도 조직을 한 상태다(5월 6일 기준). 요즘 한창 놀러 가는 시즌이다 보니까 버스를 빌리는 게 좀 애로사항이 있어서 선도적으로 버스를 빌리고 시작했다. 예전에는 버스 한 대에 여러 지회가 함께 타다가 한 지회에서 버스 한 대를 오롯이 빌릴 수 있도록 지회에서 열성적으로 인원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같은 지회 조합원끼리 버스 안에서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돌아와서 뒤풀이도 가고, 집회 참여 자체가 조직강화 사업이 되니 지회장들 입장에서는 너무 좋다는 거다”
- 어떻게 참가를 독려했나?
“지회 간부 회의로 직접 가서 알려냈다. 산업 전환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 자체가 석유화학 사업장과 여수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수를 시발점으로 해서 이후에는 제조업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다음 타깃이 우리가 될 테니 초기에 대응을 잘 하자고 이야기 했다. 여수 고용불안 문제를 제대로 투쟁하지 못하면 우리한테도 타격이 심하게 올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대목은 지부 임원 단사들부터 먼저 조직을 했다. 한국세큐리트익산지회는 사업장이 지금 많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버스 2대를 조직하는 등 지부 임원을 비롯한 선배들이 치고 나가니까 후배들은 안 하면 안 되는 상황과 분위기가 됐다”
- 최근 56일 천막투쟁을 진행한 푸드웨어지회도 많은 인원이 참가를 결의했던데?
“얼마 전 푸드웨어지회에서 100명 넘는 조합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총무부장님과 몇 분이 저한테 너무 고맙다고 하셨다.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공장 문 앞 천막을 보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그 모습에 힘이 나고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그래서 제가 ‘다 품앗이다. 책에 여러분들 이름 다 적어놨다. 어느 지회에서 라면 12박스, 초코파이 10박스, 박카스 5박스 다 적어놨다. 이거 다 갚아야 하는거다. (웃음) 여러분들이 만약에 김제에 신생 노조가 생겼는데 내년쯤에서 천막 농성 들어가면 안 오실 거예요?’라고 물어봤다. 대답이 ‘당연히 가야죠’ 그랬다. 전북지부는 그게 당연한 것이고 기풍이다. 그리고 그게 무슨 힘인가를 조합원들은 도움을 받아봤기 때문에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말하지 않아도 선뜻 시간을 내고 움직이는 것 같다”
푸드웨어지회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LG생명과학지회 간부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오영순 전북지부장(맨 왼쪽). 사진=화섬식품노조-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는게 비결인가?
“전북지부 기풍이기도 하고 제 생각도 마찬가지다. 내가 먼저 실천하고 솔선수범하고 그 다음에 이야기했을 때 조직이 되는 거지 내가 하지 않으면서 하라고 하면 조직은 안 된다. 이 기풍을 설명하려면 신환섭 위원장님이 지부장이었을 때부터 장종수 지부장님까지 지난 17년간의 우여곡절과 역사를 다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때 신환섭 위원장님과 장종수 지부장님은 한솔홈데코지회 투쟁(1207일 최장기 천막농성)을 하든 동양실리콘지회 투쟁(파업 196일 직장폐쇄 183일)을 하든 그냥 천막에서 아예 먹고 자고를 하셨던 것 같다. 그런 실천을 통한 행동까지 보여주다 보니 모범적인 지도력으로 지회에서도 따라서 투쟁하고 연대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또 전북지부는 단위사업장은 많은데 다 영세 사업장에 조합원이 보통 20명, 30명 그러다 보니까 사업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 어려울 때 지부와 옆 지회의 연대와 투쟁으로 해결해내다 보니 지부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 같다”
- 지난 지부장님들과 비교되서 부담스럽겠다
“그렇다. 전 지부장님들이 워낙 잘하셔서. 저는 정말 잘해야 본전이라고 생각했었다. 제8기 지부 임원으로 당선된 지 4개월밖에 안 됐지만, 지부의 결정권자가 되는 것은 이전의 내가 해왔던 역할과 굉장히 다른 것 같다. 단사 지회장을 31살 때부터 22년을 하고 지부 사무국장을 36살부터 했지만, 전까지는 지원의 역할인 거지 메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전 지부장님들이 참 혼자 고뇌 속에서 힘드셨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근데 어느 날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부장님들의 지도력도 있지만, 같이 해 준 대표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부장님들의 지도력도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선배님들한테 배워가면서 또 많은 대표자들의 관심과 협조 속에서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로는 어렵다고 생각해서 임원책임제를 만들어 운영하고도 있다”
지난 1월 5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민주노총 시무식에 참석해 신임 지부장으로서의 결의를 밝히고 있는 오영순 전북지부장. 사진=화섬식품노조- 임원책임제가 무엇인가?
“대각선 교섭의 확장판이라고 보면 된다. 교섭에서 끝이 아니라 임원들이 몇 개의 책임 단사와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의견을 구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임원들이 자기 책임 단사들의 단체톡방을 만들고 일주일에 한 번씩 무조건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한 번, 두 번 하다 보니까 이제는 가까워져서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단사 현안에 대해 지부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또 임원회의를 정례화했다. 자주 보고 자주 만나니 보고에서도 결과만 보고하던 것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이나 맥락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하는 부분도 공유가 될 수 있었다”
- 제8기 표어가 ‘계승과 혁신’이던데
“전북지부의 전통성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게끔 혁신도 일으켰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포부를 갖고 만든 표어다. 전북지부에 청년들이 많다. 젊은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좀 듣고 우리의 전통도 알리고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다. 특히 지회장 중에 나이가 제일 어린 전지운 지회장을 지부 사무국장으로 세웠다. 그 다음에 올해는 조직 확대 사업 계획을 세워서 3천 명을 한번 돌파를 해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7월, 8월 달 쯤에 미조직 사업을 의욕적으로 할 계획이다”
- 여수에 오는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금 석유화학 산업위기 문제는 여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문제다. 지금까지 이 대한민국을 만들어놓은 건 우리 노동자들인데 노동자들이 이뤄놓은 성과에 대한 인정은 하나도 없고, 노동자 목숨에 칼질하는 이익 추구로만 가는 이런 자본주의 문제가 좀 심각하다. 산업 전환은 해야 하고 시대에 대한 변화에 적응해야겠지만, 그 과정에 노동자들이 상처받지 않고 탄압받지 않는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예전부터 배웠던 게 뭐냐면 자본은 우리에게 한 번도 꽁으로 준 적은 없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함께 뭉쳤고 함께 외쳤고 함께 지켜냈기 때문에 지금의 노동조건들이 만들어진 거지, 정부와 사용자가 한 번도 순조롭게 우리한테 준 적은 없었다. 우리 삶의 조건을 지키기 위해 5만 조합원이 함께 뭉치고 함께 외치고 함께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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