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산 역사기행] 민주주의의 새벽을 깨우고, 근대역사의 숨결을 잇다
교선국장
작성일26-11-06 14:48
0
조회수 15
본문
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 교육위원회 수련회를 다녀와서
광주 추모탑 앞에서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 교육위원회는 10월 30일과 31일 ‘민주주의와 근대역사를 찾아서’ 역사기행을 진행했다. 사진=화섬식품노조깊어가는 가을, 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 교육위원회는 ‘민주주의와 근대역사를 찾아서’라는 기치 아래 10월 30일부터 31일까지 1박 2일간의 뜻깊은 수련회 길에 올랐다.
세종충남지부 전 조합원이 한데 모여 이 뜻깊은 역사 기행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었다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교육위원회 위원 일부만 대표로 참가하게 되어 못내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보고 배운 역사의 무게와 감동을 현장 동지들에게 오롯이 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교육위원들의 어깨는 한층 더 무거워졌다.
우리가 향한 곳은 5월의 숭고한 피와 함성이 서린 빛고을 광주,
그리고 일제강점기 뼈아픈 수탈 속에서도 저항과 생명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았던 항구도시 군산이었다.
첫 일정으로 찾은 국립 5·18 민주묘지. 가을바람 속에 우뚝 솟은 추모탑 앞에 선 우리 동지들의 표정은 절로 숙연해졌다. 지부 동지들과 함께 단정한 흰 장갑을 끼고 분향대 앞에 다가가 향을 피우며, 하얀 국화꽃을 영령들의 제단 위에 정성껏 올렸다. 이어 묘역으로 발걸음을 옮겨 묘비마다 깃든 오월 열사들의 삶과 투쟁에 대한 해설에 귀를 기울였다.
참가자들이 518 민주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다. 사진=화섬식품노조특히 광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역사의 소용돌이를 직접 마주했던 ‘오월지기’ 해설사님의 명해설은, 1980년 5월 그날의 생생한 기억과 아픔을 눈앞에 고스란히 펼쳐놓는 듯해 가슴 깊은 먹먹함과 짙은 여운을 남겼다. 민주주의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연대로 지켜낸 결실임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현수막을 펼쳐 들고 다 함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곳에 잠든 영령들의 정신을 오늘의 현장에서도 굳건히 계승하겠다는 다짐이 손끝을 타고 전해졌다.
* 오월지기 : 5·18민주화운동 관련 사적지 전문 안내 해설사
이어서 우리는 1980년 5월 최후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사적지로 향했다. 오랜 복원을 거쳐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옛 전남도청 본관과 회의실을 먼저 관람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군들이 목숨 걸고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의 숭고한 무게를 고스란히 체감했다. 도청사를 나와 이어진 옛 전라남도경찰국 건물과 앞마당에 섰다. 당시의 참상을 증언하는 시민군 지프차와 표지석들을 둘러보며 공권력의 의미와 역사의 비극을 되뇌었다.
다음으로 들어선 추모 전시 공간,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아직도 우리는 이 자리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우리의 마음을 다시금 울렸다. 길게 늘어선 ‘추모의 빛’ 제단 위에 우리는 저마다 손에 든 흰 꽃 한 송이씩을 조심스레 올려놓으며, 영문도 모른 채 스러져간 넋들을 진심으로 위로했다.
구 전남 경찰국 체력단련실 상무관(임시 희생자주검안치소)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단. 사진=화섬식품노조사적지 관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헬기 사격의 탄흔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전일빌딩245로 발걸음을 옮겨 국가폭력의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다. 5·18기념관을 찾아 5월 항쟁의 전개 과정과 그 숭고한 정신을 한층 깊이 있게 돌아보며 광주에서의 첫날 공식 답사를 마무리했다.
어둠이 내릴 무렵 우리는 전북 군산으로 이동했다.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는 화섬식품노조 신환섭 위원장님이 함께 참석해 자리를 더욱 빛내주었다. 신환섭 위원장님은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과 노동운동의 역사가 결코 둘이 아님을 짚어주며, 노동자가 바로 서야 민주주의가 온전히 지켜질 수 있다는 귀한 말씀을 전해주었다. 낮 동안 가슴에 새긴 광주의 아픔과 배움 위에 위원장님의 격려가 더해져, 참가자들 모두가 노동조합의 간부이자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을 더욱 단단히 다지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튿날 아침, 우리는 수련회의 또 다른 축인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을 찾았다. 군산은 일제강점기 뼈아픈 쌀 수탈의 현장이자, 이에 맞선 노동자·민중들의 치열한 저항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박물관 입구에서 단체 사진을 남긴 뒤, 일제 수탈기 미곡 가공 공장과 당시의 노동 환경을 재현한 전시실을 차분히 둘러보았다. 극심한 착취 속에서도 삶의 터전을 일구고 저항과 연대의 끈을 놓지 않았던 선배 노동자들의 발자취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노동자들에게 노동의 참된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수련회는 책으로만 접하던 역사를 두 발로 직접 딛고 눈으로 확인하면서, 가슴으로 품어내는 소중한 배움의 장이었다. 오월 광주와 해설사님의 울림 있는 목소리가 일깨워준 민주주의와 연대의 정신, 새로 복원된 옛 전남도청사의 울림, 군산의 근대역사가 보여준 민중의 질긴 생명력, 그리고 함께 나눈 노동운동의 나침반을 현장 구석구석 온전히 전달할 것이다. 우리 화섬식품노조 세종충남지부 교육위원회는 이번 기행에서 얻은 배움과 결의를 자양분 삼아, 현장으로 돌아가 모든 조합원 동지들과 함께 연대의 길을 더욱 환하게 밝혀나갈 것이다.
518 민주묘역 구묘역 해설. 사진=화섬식품노조
518 민주묘역 신묘역 해설. 사진=화섬식품노조
1982년 전남 담양군 마을을 방문한 전두환 민박집 세웠던 기념비를 부숴, 그날의 기억을 잊지말라는 의미로 구묘역 사적비 앞 바닥에 묻어둠. 사진=화섬식품노조
복원된 구 전남도청 앞 마당 앞에 전시된 군용 지프. 사진=화섬식품노조
구 전남도청 안에서 희생된 희생자 위치를 표시한 자리. 사진=화섬식품노조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앞에서. 사진=화섬식품노조첨부파일
- photo_2026-11-04_12-53-06.jpg (103.1K) 0회 다운로드 | DATE : 2026-11-06 15:41: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