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뇌부가 회의를 통해 강경대응 방침을 정하고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결과는 참혹했다. 국가기관이 스스로 민주적 가치는 물론 사법질서를 파괴하는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한농연, 전농경북도연맹, 경북통일연대 세 곳이 24일 오전 7시 30분경 떼강도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는
압수수색 진통을 겪었다.
전농 경북도연맹 관계자는 “과거 군사정권하에서도 있을 법한 일이다. 도연맹 사무실이 생긴 지
십수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며 격앙된 어조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전 7시 50분경에 전농 경북도연맹 사무실에
출근한 이 관계자는 "사무실에 출근해보니 문은 뜯겨있고 캐비넷은 부서지고, 남아있는 집기는 없었으며 서류와 컴퓨터, 회계장부, 문서 등이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면서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경찰관계자가 ‘우리가 가져간 물품 내역이니 사인하라’고 해 일단 사인했다"고
덧붙였다.
압수수색에는 경찰 1개중대와 사복경찰 20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한농연이나 통일연대도 마찬가지였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영장 제시와 입회자 동의하에 진행되도록 되어있는 절차가
어겨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경찰의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국민의 기본권을 심대히 훼손시키는 폭력행위이다.
현재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경북지역 제 단체들은 거의 한목소리로 “군사정권의 부활인가”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초법적 권력남용에 흥분한 경북지역 제단체들은 이번 과정을 진행한 대구북부경찰서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대표단 5인을 선발해
경찰서장과 직접 면담을 진행중이다.
현재 기자회견장 주변에는 1개중대가 배치되어 있다.
강원지역 전농 관계자 “뉴스 보고 사무실 갔더니 대나무 깃대까지 가져갔더라” 강원지역 전농
관계자는 오전 8시경 뉴스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에 관한 소식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괜한 불안감을 느끼며 서둘러 사무실로 나갔다.
“우리 측은 한 사람 뿐이어서 항의도 못했습니다. 수색 영장 같은 것은 전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집기들과 물건들을 들어냈습니다”
8시부터 9시정도에 진행된 수색과정에서 경찰이 가져간 물품은 컴퓨터, 비디오 테이프,
선전용품, 영상 자료 등이다. 특히 특이한 것은 대나무로 된 깃대도 가져간 것.
강원지역 한농연 사무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농연 관계자는 “수색영장은 제시했으나 영장은 직접 못봤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컴퓨터 5대, 집회관련 서류, 각종
사진들과 한농연 회원 연락처 등 9개 물품을 가져갔다고 한다.
한편 이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할 것이니
사무실로 나오라”는 문자메세지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충남지역 한미FTA저지 범국본 관계자, "입회자
없이 진행하면서 언론사는 대동해” 대전충남지역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경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입회자 없이
언론사를 대동하는 엽기적인 압수수색 절차를 진행했다.
경찰은 입회자가 없는 상황에서 열쇠공을 불러 문을 뜯은 뒤
압수수색을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것은 언론사를 대동한 점이다. 경찰이 무엇을 공개할 이유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이같은 절차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해프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무실에 아무도 없었고. 저에게 전화가 와서
수색영장 있으니까 사무실로 나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수색영장은 못봤고 연락만 받았으며 저는 8시 10분쯤에 도착했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사무실 문은 잠겨 있고.컴퓨터 3대, 각종 서류, 파쇄하고 남은 종이들, 영수증과 선전물품들을 가져갔으며 아직까지
다 확인이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미FTA협상중단 광주전남운동본부, "서명운동 용지는 왜 가져갔나?"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한미FTA협상중단 광주전남운동본부, 광주전남 희망연대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광주지역은 연행된 21명에 대한 경찰의 구속 입장이 발표됐고, 한미FTA협상중단 광주전남운동본부 관계자 12인에 대해 출석요구를 했던
입장을 변경, 11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타지역에 비해 경찰의 대응이 매우 강경한 곳이다.
이
두곳은 7시 30분경 비슷한 시간에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이곳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도 보통 이야기 하는 것이
전례였는데, 경찰이 갑자기 집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고 전했다.
특히 한미FTA협상중단 광주전남운동본부에서는 경찰이
컴퓨터와 노래CD 이 외에도, 한미FTA반대 서명용지까지 가져간 것으로 알려져 운동본부 관계자들을 망연자실하게 하고 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폭력시위 용품도 아닌 시민들의 소중한 뜻이 담긴 8만여명의 서명용지를 탈취한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범죄"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